가족묘지를 만들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국토계획법과 장사법 해석
사랑하는 이들을 한곳에 모시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입니다. 특히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되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묘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죠. 이런 이유로 가족묘지 조성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족묘지는 단순히 땅만 있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국토계획법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에서 묘지 설치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이 두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가족묘지를 조성하려다간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족묘지 조성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국토계획법과 장사법의 주요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실제 적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국토계획법: 땅의 용도를 먼저 확인하라
가족묘지를 조성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해당 토지의 국토계획법상 용도지역입니다. 국토계획법은 전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용도지역, 용도지구, 용도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용도에 맞는 개발행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 개발행위허가 대상
가족묘지 설치는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 대상에 해당합니다. 묘지 설치를 위한 토지의 형질 변경(절토, 성토, 정지 등)이나 공작물 설치는 모두 개발행위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할 지자체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만 가족묘지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나. 묘지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제한되는 용도지역
모든 용도지역에 묘지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용도지역에는 묘지 설치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입니다.
-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이들 지역은 주거, 상업, 공업 활동을 목적으로 지정된 곳이므로 묘지 설치는 불가능합니다.
- 녹지지역: 녹지지역 중에서도 보전녹지지역은 자연환경 보전이 주 목적인 만큼 묘지 설치가 어렵습니다. 생산녹지지역과 자연녹지지역의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통해 묘지 설치가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지자체 조례나 도시계획시설 결정 여부에 따라 제한될 수 있습니다.
- 관리지역: 관리지역은 보전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계획관리지역으로 나뉘는데, 이 중 묘지 설치가 비교적 용이한 곳은 계획관리지역입니다. 하지만 계획관리지역이라 할지라도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고, 기반 시설 확보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이들 지역은 각각 농림업 진흥 및 산림 보전, 그리고 자연환경 및 수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하므로 묘지 설치가 매우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합니다.
다. 중요한 체크포인트: 도시계획시설 결정
만약 현재 소유한 토지가 묘지 설치가 가능한 용도지역에 속하더라도, 해당 토지가 도시계획시설(묘지)로 결정되어 있지 않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묘지는 공설묘지나 사설 공원묘원 등을 의미하며, 일반 개인이 가족묘지를 조성할 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가족묘지는 대개 도시계획시설 결정 없이 개발행위허가와 장사법상 설치 신고 또는 허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내 땅의 용도지역과 개발행위허가 가능 여부입니다.
장사법: 가족묘지의 정의와 설치 기준을 파악하라
국토계획법이 '땅의 용도'에 대한 큰 틀을 제시한다면, 장사법은 '묘지' 자체의 설치 및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장사법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보건위생상 위해 방지, 그리고 장사문화 개선을 목적으로 합니다.
가. 가족묘지의 정의
장사법 제2조에 따르면, 가족묘지란 민법상 친족 관계에 있던 자로서 연고자가 묘지를 설치한 자의 직계존·비속 또는 배우자였던 자의 묘지로서 제14조에 따라 개인 또는 종중이나 문중 외의 자가 설치하는 묘지 또는 법인 등이 설치하는 묘지가 아닌 묘지로서 그 규모가 100제곱미터 이하인 묘지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가족 구성원만을 위한 묘지이며, 그 면적이 100제곱미터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나. 가족묘지 설치 시 제한사항
가족묘지는 다음의 지역에는 설치할 수 없습니다.
- 도로, 철도, 하천 또는 그 예정지역으로부터 200미터 이내: 교통 및 공공시설과의 이격 거리를 확보하여 미관 및 보건위생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 20호 이상의 인가 밀집지역, 학교, 기타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300미터 이내: 주거 및 생활 공간과의 거리를 두어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고, 위생적인 측면을 고려합니다.
- 「농지법」에 따른 농업진흥지역: 농지 보전을 위한 지역이므로 묘지 설치가 금지됩니다.
- 「산지관리법」에 따른 보전산지: 산림의 보전과 재해 예방을 위한 지역이므로 묘지 설치가 금지됩니다.
- 「하천법」에 따른 하천구역: 하천 관리 및 재해 예방을 위한 지역이므로 묘지 설치가 금지됩니다.
-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백두대간 보호지역: 백두대간 생태계 보전을 위한 지역이므로 묘지 설치가 금지됩니다.
- 「상수원관리규칙」에 따른 상수원보호구역: 식수원 보호를 위한 지역이므로 묘지 설치가 금지됩니다.
-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보호구역 등 추가적인 제한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 가족묘지의 면적 및 시설 기준
가족묘지의 면적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100제곱미터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또한, 묘지 내 개별 분묘의 면적도 제한됩니다.
- 분묘 1기 및 그 시설물의 총면적: 10제곱미터(합장하는 경우에는 15제곱미터)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 시설물 설치 제한: 석축, 비석 등 시설물의 종류와 크기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석은 높이 2미터를 초과할 수 없으며, 상석 등의 시설물 설치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허용됩니다.
라. 설치 신고 및 허가
가족묘지를 설치할 때는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 사전 신고: 개인묘지와 마찬가지로, 가족묘지(100제곱미터 이하)의 설치는 미리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 후 설치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신고 전 관련 법규 검토 및 개발행위허가 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허가: 만약 가족묘지의 면적이 100제곱미터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사설묘지(재단법인묘지 등)로 분류되어 더욱 엄격한 허가 기준을 적용받으므로, 일반적인 가족묘지 조성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마. 관리의무 및 철거 명령
가족묘지를 설치한 자는 그 묘지를 성실히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불법으로 묘지를 설치하거나, 설치 기준을 위반한 경우, 관할 지자체는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철거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은 물론, 정신적인 고통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으니 반드시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가족묘지 조성 절차와 유의사항
이제 국토계획법과 장사법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았으니, 실제 가족묘지 조성 절차와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 가장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라
가족묘지 조성은 법률적, 기술적으로 복잡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련 분야 전문가(측량사, 건축사, 법무사 또는 행정사 등)와 상담하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재 소유한 토지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법률적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현장 답사를 통한 입지 선정
이론적으로는 묘지 설치가 가능한 지역이라 할지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경사도, 지반 안정성, 배수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답사하여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 지자체 사전 문의 및 관련 부서 협의
개발행위허가 및 장사시설 설치 신고/허가 업무는 각 지자체의 도시계획과, 산림과, 공원녹지과 등 여러 부서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전에 해당 지자체에 문의하여 정확한 절차와 필요 서류를 확인하고, 관련 부서 간 협의가 필요한 경우 미리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 서류 준비 및 신청
개발행위허가를 위한 토지 이용 계획서, 지적도, 토지 등기부등본, 주변 환경 현황도 등 다양한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장사시설 설치 신고/허가를 위한 서류도 별도로 필요합니다. 모든 서류는 꼼꼼하게 준비해야 불필요한 지연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 허가/신고 이후 공사 및 관리
허가 또는 신고가 완료되면 설계도에 따라 묘지 조성 공사를 진행합니다. 이때도 관련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시공해야 합니다. 묘지 조성 후에는 지속적인 관리 의무가 발생하며, 관련 법규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족묘지 조성은 단순히 묘를 쓰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의 추모 공간으로 유지될 소중한 장소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국토계획법과 장사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들을 충분히 숙지하시고, 필요한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평화로운 가족 추모 공간을 조성하시길 바랍니다. 가족묘지 조성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오래도록 기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기원합니다.